[2023 반도체] '저점 통과' 1조달러 시장(2-1)

2023. 2. 6. 17:28미국 증시 현황

SOX 저점 대비 30% 랠리
2030년 1조달러 시장 부상
세부 영역별 희비 교차
월가 추천 테마 및 유망주

 

미국 반도체 섹터의 주가 랠리가 월가에 화제다.

 

1월 24일 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2022년 10월 저점 대비 30%이상 랠리했다. 

 

같은 기간 빅테크로 구성된 나스닥100 지수의 상승폭이 약 10%로 집계된 가운데 세 배 이상 아웃퍼폼한 셈이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아직 종료되지 않았고, 경기 침체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누르는 상황을 감안할 때 최근 수 개월 사이 반도체 섹터의 모멘텀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반도체 섹터의 바닥 진단과 함께 추세적인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모습이다. 

 

다만, 반도체 산업의 세부 분야에 따라 회복의 온도차가 발생할 여지가 높아 주력 제품에 따라 종목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글로벌 산업 매출 규모

2030년 전세계 반도체 매출액 1조달러 '이정표'

 

2022년 반도체 섹터 주가가 아래로 내리 꽂혔던 것은 연준 리스크로 인한 IT 성장주 전반의 하락 압박 이외에 주요 기업들의 실적 둔화가 악재로 작용한 결과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관련 업체들의 매출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지만 장기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2030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매출 규모가 1조달러 벽을 넘을 것으로 보이며, 2022년 10월 이후 주가가 단기 급등했지만 여전히 매수 기회라는 판단이다. 


이제는 비메모리 반도체

 

▣ 2022년 메모리 칩 죽쒔다 = IT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2년 업계의 매출액은 6017억달러를 기록, 전년 5950억달러에서 완만하게 늘어난 셈이다. 매출액 기준 상위 25개 기업의 성장 역시 2.8%로 저조했다. 이들 업체는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총 77.5%의 비중을 차지한다. 

 

2022년 초까지만 해도 반도체 장비와 자동차 섹터를 중심으로 칩 부족 사태가 두드러졌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주요국 전반의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가 관련 업체들을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메모리 칩 섹터의 실적 후퇴가 두드러졌다. 가트너에 따르면 해당 분야의 업체들 매출액이 2022년 10% 위축됐다. 

 

업계 2위 업체인 인텔(INTC)의 매출액이 19.5% 급감했다. PC 시장의 판매가 꺾이면서 관련 칩 수요가 줄었고, 핵심 프로세서의 업체간 경쟁이 격화된 데 따른 결과다. 

 

메모리 칩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25%의 비중을 차지한다. 매출이 위축되자 관련 업체들은 2023년 고정 투자를 대폭 줄인다는 입장을 연이어 내놓았다. 

 

2022년 비메모리 칩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자동차 섹터의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배경으로 꼽힌다. 

 

전기차 생산이 늘어나는 한편 제조업계의 공장 자동화, 에너지 시장의 판도 변화까지 비메모리 칩의 수요를 확대할 변수들이 적지 않다.

 

▣ 2030년 전세계 반도체 매출 1조달러 돌파 = 시장 전문가들은 메모리 칩 부문의 판매 부진이 2023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세계 주요국 가운데 3분의 1이 침체에 빠지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등 잿빛 전망이 현실화되면서 관련 칩의 수요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2030년 전세계 반도체 매출액이 1조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매체의 예상이 적중할 경우 2021~2030년 사이 업계의 매출액이 연평균 7%의 성장을 이루는 셈이 된다. 

 

세부 섹터 가운데서는 자동차 부문의 칩 판매 실적이 약진할 전망이다. 전체 반도체 칩 매출액 가운데 자동차 섹터의 비중은 2021년 소비 가전과 산업재까지 포함해 10%에 못 미쳤다. 

 

하지만 2030년이면 자동차 섹터만 전체 반도체 매출액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설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밖에 통신 및 컴퓨팅 부문의 비중은 2021년 각각 33%와 38%에서 2030년 총 60% 선으로 장기간에 걸쳐 완만하게 낮아질 전망이다. 

 

이 같은 반도체 업종의 세부 영역별 성장 전망은 투자 전략을 세우는 데 든든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IB 업계 "지금부터 비중 늘려라" 낙관론 근거는?

 

사실 투자은행(IB) 업계는 2022년 말부터 반도체 섹터에 대한 낙관론을 쏟아냈다. 미국과 중국 등 IT 패권 다툼에 팔을 걷는 주요국 정부의 대규모 프로젝트와 정책 행보가 관련 업체들에게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와 함께 4차 산업 혁명이 가속화되면서 반도체 시장 자체에 나타난 판도 변화도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월가는 강조한다. 

 

▣ IB 업계 반도체 섹터 강세론 =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2022년 말 투자 보고서를 내고 반도체 섹터의 비중 확대를 적극 권고했다. 

 

2022년 반도체 업계의 침체와 주가 폭락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했지만 앞으로 탄탄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JP모간도 한 목소리를 냈다. 2023년 반도체 주요 종목들이 실적 향상주가 반등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2024년 이후까지 수 년간 시장을 아웃퍼폼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UBS도 보고서를 내고 연초 반도체 섹터의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업종 전반의 추세적인 상승 사이클 전환을 겨냥해 베팅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이 밖에  반도체 섹터의 악재가 2022년 주가 폭락 과정에 충분히 반영됐고, 2023년 연착륙이 기대되는 만큼 반등을 겨냥한 베팅이 적절하다는 의견이다. 

각국의 반도체 선점 경쟁

각국 정부 프로젝트 강한 모멘텀 = IB 업계가 반도체 섹터에 대해 낙관론을 펴는 데는 정책적인 측면의 호재와 칩 수요를 둘러싼 여건의 변화 등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BofA는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 정부가 주도하는 프로젝트가 2023년 이후 반도체 업계에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 및 육성 방안 뿐 아니라 에너지와 탄소 제로 프로젝트 역시 직간접적인 훈풍을 낼 것이라는 BofA는 주장한다. 

 

주요국 전반에 걸쳐 3조 7500억달러 규모의 '녹색' 관련 애플리케이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고, 이는 전례 없는 규모라고 은행은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로이터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1조위안 이상의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미국이 국내 기업들의 고성능 최첨단 반도체 장비 및 소프트웨어 중국 수출을 차단하고 나서자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정책 측면의 지원에 착수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한국 정부 역시 반도체 업체에 대한 세액 공제를 확대하기로 하는 등 각국에서 우호적인 정책을 쏟아내는 움직임이다. 

 

이를 근거로 볼 때 앞으로 전세계 반도체 업계는 과거 20년에 비해 훨씬 높은 속도로 외형 성장을 이룰 전망이라고 BofA는 전했다. 

자율자동차

4차 산업 혁명 반도체 섹터에 모멘텀 = JP모간은 반도체 칩의 수요 층이 크게 확대된 점을 앞세워 관련 종목의 적극적인 매입을 추천했다. 

 

전기차 시장의 외형 성장이 반도체 칩 수요 확대와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고, 클라우드 컴퓨팅데이터센터, 통신,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 혁명 역시 새로운 칩 수요를 창출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AXA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제러미 글리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경제 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반도체 산업이 경기에 매우 민감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20년 전 일" 이라며 "반도체 칩의 수요나 가격이 PC 시장의 사이클과 강하게 맞물려 있었을 때 관련 종목들이 경기민감주로 분류됐지만 더 이상 이 같은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운용 자산 규모 13억달러의 AXA 프래믈링턴 글로벌 테크놀로지 펀드를 이끄는 그는 "당분간 반도체 섹터의 고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칩 수요의 다각화 및 증가에 힘입어 중장기적으로 탄탄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