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해진 미 스트리밍 주식 투자? 2023년 트렌드부터 읽어라

2023. 1. 6. 12:31미국 증시 현황

2022년 스트리밍 구독자 증가 둔화로 주식 폭락
출혈 경쟁 멈추고 수익성 추구 전략 전환
광고 기반 요금제 통한 매출원 확보
스포츠 중계권 경쟁, 합병 추진 지속 전망

스트리밍 시장 참여 기업들

넷플릭스가 문을 연 스트리밍 업계가 2023년을 앞두고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쟁이 극도로 심화한 시장에서 이제 수익을 확대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서다. 

 

구독자 증가세 둔화 속에서 올해 스트리밍 기업 주식들은 일제히 바닥을 쳤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현지시간) 기준 연초 이후 넷플릭스는 51% 이상 내렸고 월드디즈니도 44% 넘게 하락했다. HBO맥스와 디스커버리를 보유한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역시 60% 가까운 낙푝으로 한 해 거래를 마감했다. 

 

소비자들은 더욱 깐깐해지고 있다. 스트리밍 업계가 현재처럼 과열되지 않았던 소위 '넷플릭스 시대'에 소비자들은 스트리밍 영상 시청을 위한 구독료를 부담스러워 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달에 80~100달러에 달하던 케이블 TV에 비해 10만달러 미만의 스트리밍 구독은 저렴한 선택이었다. 

 

각기 다른 콘텐츠를 보유한 스트리밍 업체들이 나타나자 소비자들은 복수의 업체에 구독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결국 케이블 TV 시대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매월 스트리밍 업체들에 지불하고 있는 소비달은 경기가 둔화하고 지갑이 가벼워지면서 까다롭게 구독할 스트리밍 플랫폼을 고른다. 

 

주가가 절대적으로 저렴해졌지만,  스트리밍 기업들에 주식을 사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할 판이다.  포화 상태에 도달한 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해 온 스트리밍 업체들은 일제히 비용 감축과 수익성 추구로 전략을 변경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마무리되고 사업이 안정기에 진입할 때까지 스트리밍 관련주의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스트리밍 업체의 현황과 내년 전망을 살펴보자. 


스트리밍 업계 5대 트렌드

최근 몇 년간 강도 높은 경쟁을 벌여온 스트리밍 업체들은 이제 신규 구독자 유치보다 기존 구독자 유지에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투자 전문 매체 마켓워치가 선정한 스트리밍 업계 5대 트렌드다. 

 

① 비용 감축, 수익성 추구

 

지난봄 넷플릭스의 구독자 순감 소식은 업계와 투자자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줬다. 스트리밍 업계에서 절대 강자로 평가받던 넷플릭스는 결국 후발주자이지만 풍부한 번들로 무장한 디즈니에 최대 구 왕자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극심한 경쟁 이후 업계는 수익성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다수 업체가 광고가 붙은 저렴한 구독료 옵션을 추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자체 제작물을 제작하거나 콘텐츠의 판권을 사서 운영하기 때문에 스트리밍 사업엔 비용이 많이 든다. 

 

왕좌의 자리를 디즈니에 내줬지만, 넷플릭스는 수익성 측면에서 여전히 유리하다. 지난 3분기 넷플릭스는 14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올해 전체 50억~60억 달러의 순익을 낸 것으로 전망된다. 스트리밍 업계에선 선발 주자로 풍부한 콘텐츠를 갖췄다는 사실이 넷플릭스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무기다. 넷플릭스는 지난 1999년 인터넷에서 온라인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반면 경쟁업체들은 넷플릭스를 따라잡기 위해 막대한 비용 지출을 감당해야 했다. 넷플릭스의 경영진들은 "그들은 모두 돈을 잃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 합하면 2022년 영업 손실이 100억 달러를 훨씬 웃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UBS의 존 호둘리크 애널리스트는 "모두가 비슷한 밸류에이션을 바라며 넷플릭스를 모방하려고 했던 것 같지만 이제 볼 장 다 본 상태"라며 "넷플릭스는 이제 매출액을 기준으로 평가되지 않고 투자자들은 수익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디즈니는 넷플릭스를 추격하는 동안 내내 수익을 내지 못했다. 넷플릭스보다 20년이나 늦은 2019년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를 출시한 디즈니는 최근 분기 15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디즈니는 2024회계연도에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최근 귀환한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는 비용 감축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일부 콘텐츠를 취소하며 30억 달러의 비용 감축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구독자들의 2023년 비밀번호 공유를 막아 매출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용이 많이 드는 콘텐츠 경쟁도 다소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암페어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 TV 네트워크와 스트리밍 서비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주문은 전년 대비 24%나 줄었고 2019년 이후 40% 감소했다. 마켓워치는 2023년 이 같은 오리지널 시리즈가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에서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 이들 업체는 비용이 덜 드는 리얼리티 쇼와 다큐멘터리 시리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닷컴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애플의 애플TV는 예외였다. 이들은 막대한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자체 제작물을 확대해 왔다. 다만 마켓워치는 애플TV의 경우 계속해서 오리지널 시리즈를 추가할 수 있지만 최근 이익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아마존의 경우 자체 제작물에 대한 투자를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호둘리크 애널리스트는 "이제 새로운 관심은 비용"이라며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변화를 이끌고 있는 다른 기업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트리밍 영역에서 욕망을 줄여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② 광고 기반 요금제, 수익성 효과는

 

주요 스트리밍 업체들은 올해 광고 기반의 저렴한 구독 옵션을 추가했다. 이런 점에서도 스트리밍 업체들은 10년 전 가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광고를 봐야 했던 10년 전 케이블 TV를 닮아 간다고 지적한다. 

 

사실, 소비자들이 케이블을 끊고 스트리밍 플랫폼에 가입하기 시작한 것은 광고 없이 원하는 콘테츠를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이 강력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광고는 미디어 기업들에 높은 매출원이었다는 점에서 스트리밍 업체 역시 광고 기반 요금제 도입을 피하긴 어려웠다. 훌루와 HBO 맥스 등이 성공적으로 광고 기반 옵션을 도입한 이후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도 같은 요금제를 추가했다. 

 

다만 당장 출발은 다소 불안해 보인다. 데이터 분석 기업 안테나에 따르면 비광고 기반에 비해 저렴한 넷플릭스의 광고 옵션은 고객들로부터 가장 인기 없는 요금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미국 내 신규 가입자 중 이 요금제를 택한 비율은 단 9%에 불과했다. 심지어 디지데이는 시청자 목표치를 채우지 못해 광고주들에게 일부 광고료를 돌려주기까지 했다. 

 

맥쿼리의 팀 놀런 애널리스트는 구독료가 비교적 저렴한 광고 기반 요금제가 신규 가입자보다는 비용을 감안하는 기존 넷플릭스 고객들과 신규 가입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일 것으로 보고 광고주들에게 의미 있는 종착지가 되기 위해서는 2~3년의 세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③ FAST 채널의 부상

 

최근 미디어 업계에서는 FAST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FAST 채널이란 무료 광고 기반 텔레비전(Free, Ad, Supported Television)의 약자다. FAST 채널은 전통적인 TV 시청 방식에 스트리밍을 더한 것이다. 시청자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프로그램을 광고와 함께 봐야 한다. 

 

파라마운트의 플루토 TV, 폭스의 튜비, 삼성전자의 삼성 TV 플러스, 로쿠의 로쿠 채널, 아마존의 프리비가 대표적인 FAST 플랫폼이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도 2023년 FAST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④ 스포츠 생중계

NFL

케이블 방송이 스트리밍 플랫폼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고 있던 유일한 분야인 스포츠 생중계는 계속해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알파벳의 유트브 TV는 미국 내셔널 풋볼 리그의 일요일 경기 중계권을 인수했다. 일요일 NFL의 일요일 경기 중계권을 인수했다. 일요일 NFL 경기를 라이브로 보기 위해서는 유튜브 TV 가입이 필요하지 않고 유튜브 프라임타임 채널을 통하면 된다. 

 

스포츠 경기 생중계는 미디어 기업에 '캐시 카우'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웰스파고는 디즈니가 ESPN+를 내년 분사할 것으로 전망한다. ESPN+를 별도의 서비스로 가져가면서 디즈니는 스포츠 경기를 생중계하는 한편 ESPN 케이블 채널 방송도 함께 방영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콘텐츠에 관심이 덜한 스포츠 팬들은 디즈니+와 분리된 ESPN+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내년 업계는 2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메이저 리그 사커(MLS) 10년 중계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모회사인 워너 브라더스가 스포츠 미디어 터너 스포츠를 거느리고 있는데도 스포츠 중계와 거리가 멀었던 HBO 맥스는 내년 국가 축구 대표팀 경기를 중계할 예정이며 피콕과 파라마운트+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UEFA 챔피언십 리그를 각각 독점 중계하게 된다. 현지에서는 내년 초 아마존이 칼리지 풋볼 중계권 인수를 발표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⑤ 대규모 합병 물결 가능성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둬야 할 것은 기업들이 활발히 합병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미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디스커버리+가 HBO 맥스와 내년 봄께 합쳐진다고 밝혔다. 회사는 합병된 서비스가 새로운 이름을 택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훌루는 업계의 '와일드카드'로 평가된다. 디즈니는 현재 훌루의 지분 3분의2를 보유하고 있으며 컴캐스트가 나머지 3분의 1을 갖고 있다. 디즈니는 2024년 1월 1일부터 컴캐스트가 보유한 훌루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디즈니가 보유한 훌루 지분을 컴캐스트에 매각할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컴캐스트의 브라이언 로버츠 CEO는 지난 10월 디즈니가 보유한 나머지 훌루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가능성을 열어뒀다. 

 

피콕과 파라마운트+ 역시 합병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사는 스트리밍 비용 급등과 수익을 내라는 투자자들의 요구로 지난 2021년 파트너십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너 미디어의 CEO를 지낸 제이슨 킬라는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유료 스트리밍 전쟁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고 소수만이 승리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24개월간 2~3건의 대규모 합병 또는 인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