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22. 16:19ㆍ미국 증시 현황
올해 주식, 채권 동반 약세로 60/40 포트폴리오 손실
자산 저렴해져 신규 진입, 장기 포트폴리오 구축 유망
연말까지는 변동성 커, 내년 1분기 주가 바닥 기대
올해 자산 시장에서 재미를 본 투자자는 별로 없다. 주식과 채권이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많은 이들의 증권 계좌가 박살 났다. 미 달러화의 초강세로 달러화 자산에 투자한 이들은 그나마 어느 정도 손실을 상쇄할 수 있었겠지만, 전반적인 주식 및 채권 약세를 만회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고작 40여 일을 앞둔 2023년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자산 시장에서 어떤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월가에서는 주식과 채권 가격이 크게 하락한 만큼 십 년여 만에 가장 좋은 장기 포트폴리오 구축 기회가 찾아왔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올해 어려운 장을 지나는 동안 지난 십 년여간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고민이었던 비싼 주식과 저금리 여건이 해소됬기 때문이다. 바닥에서 주식을 사고 최고로 높은 금리에서 채권을 매수하기는 어렵겠지만 이젠 크게 손해를 보지 않고 장기 수익을 누릴 정도로 주식과 채권을 매입할 기회가 왔다는 의미다.
이런 환경에서는 올해 시장에서 통하지 않은 60/40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축하는 전략도 유효해 보인다. 이 전략은 주식과 채권을 60 대 40의 비율로 채우는 포트폴리오를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주식과 채권의 강세 및 약세가 엇갈리는 현상을 적용한 포트폴리오다. 주가가 하락하는 시기 채권이 강해지면 60/40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투자자는 채권 가격 상승으로 주식 손실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올해처럼 주식과 채권이 동반 하락한 경우에는 이 전략도 소용이 없었지만 리먼 브라더스 파산에 이은 주식 포락을 겪은 2008년 채권은 20%의 수익률로 주식 손실을 만회했다. 로이터 홀트 그룹에 따르면 당시 60/40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투자자는 주식에 '올인'한 투자자의 성과를 23%포인트나 앞질렀다고 한다.
주식, 채권 동반 약세, 60/40 포트폴리오 '폭망'
올해 자산시장은 주식과 채권의 동반 약세 및 강달러로 요약할 수 있다. 연초 이후 S&P500지수는 17%가량 하락했고, 금리도 급등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채권이 약세장에 머무르고 있다. 고유가와 높은 인플레이션, 리처드 닉스 전 대통령의 사임이 겹친 1974년엔 S&P500지수가 26% 하락했지만 10년물 국채가 4.1%의 수익률을 내 포트폴리오를 방어했다. 이 시기에 60/40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투자자는 14%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지만, 미 주식에 올인한 투자자의 26%의 손실보다는 나았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를 필두로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물가 제어를 위한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면서 미 국채는 지난 1801년 이후 최악의 한 해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375bp나 인상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 수치가 7.7%로 예상보다 낮게 나오고 금리 수준도 빠르게 높아지면서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는 50bp로 인상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올해 1.628%에서 시작한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4.3310%까지 올랐고 2년물 금 리는 0.7341%에서 이달 초 4.8830%까지 급등했다. 일반적으로 금리는 장기물이 단기물보다 높은데 올해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 속에서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가 역전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올해 주식과 채권이 역상관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를 나타내자 투자자들은 어디에도 투자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일부에서는 이제 60/40 포트폴리오 전랴은 소용없는 유물과 같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60/40 전략 돌아온다..."여전히 핵심 원칙"
하지만 전문가 대다수는 아직 이 전략이 유효하며 심지어 지금이 60/40 포트폴리오로 장기적으로 높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뱅가드에 따르면 지난 1926년 1월 1일부터 지난해 12월 31일까지 미국 주식과 미국 채권을 60대 40 비율로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연간 평균 수익률은 8.8%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60/40 포트폴리오를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한 전략이 아니라고 조언한다. 60/40 포트폴리오 중 특히 채권은 오랫동안 이처럼 좋은 적이 없었고, 투자 등급 회사채가 현재 5~6%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채권 금리가 고점을 찍었다는 평가는 이 같은 기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내년 3월 기준금리를 5~5.25%로 인상한 후 그 수준을 유지하거나 같은 해 9월에는 인하로 선회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반영 중이다.
통화정책에 대한 이 같은 기대는 고공 행진하던 인플레이션이 잠잠해지고 성장률도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한다. 다만 연준의 물가 목표가 2%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어느 시점에서 중단한다고 해도 제한적인 통화정책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 약세장 '막바지'...내년 초 바닥 기대
그렇다면 60/40 포트폴리오를 언제쯤 구축하는 것이 최선일까? 자산 관리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께 주식과 채권 신규 진입 전략이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우선 주식을 살펴보자. 10월 CPI 발표 이후 주식시장이 꽤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시장이 약세장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약세장이 내년 초쯤 마무리 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올해 주식 약세를 정확히 예측한 것으로 잘 알려진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연말까지 시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내년 1분기 약세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한다. 윌슨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올해 4분기 실적을 확인하는 내년 1분기께 S&P500 지수가 3000대 초반으로 하락하며 새로운 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주식시장이 저점을 찍을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설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않았는데, 내년 초 저점에서는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소위 '베어마켓(약세장) 랠리'가 아니라 정말로 주식시장이 바닥을 찍고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윌슨 전략가는 신저점은 엄청난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2024년 기업 이익이 다시 증가 속도를 내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말 S&P500지수 전망치를 3900으로 제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내년 S&P500지수가 4000선에서 한 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는 골드만은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이 변덕스러울 것으로 본다. 골드만의 피터 오펜하이머 수석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연준이 2024년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며 얼마나 오래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한다.
내년 주식이 20%에 달하는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연준이 12월 이후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신호를 보내면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12월 랠리를 시작하지 않는다면 1월 혹은 1분기 안에 개시할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채권 역시 상황이 좋다. JP모건 CIO는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JP모건의 모든 자산 운용 플랫폼의 모든 기관 고객들이 채권을 사고 있다고 귀띔했다. 블랙록은 이날 투자 등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재정이 탄탄한 투자 등급 기업의 경우 내년 완만한 경기 침체를 잘 견뎌낼 수 있으며 그에 반해 금리 수준이 매우 매력적이라는 판단에서 블랙록은 이같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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