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명해진 외인 차이나러시, 지속 가능성과 투자트렌드 진단

2023. 2. 8. 12:22중국 경제

2023년 외국인 투자자 공격적 매입세 뚜렷
5대 지표를 통해 살펴본 투자환경 개선세
외인 자금 유입 지속 여부와 투자방향 진단

 

새해 들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 움직임에 중국 증시의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르며 해외시장 유동성 환경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위안화 가치 회복과 중국 거시경제 회복 기대감 등이 맞물린 데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평가다.

 

다만, 이번 해외자금 유입세는 과거 어느 때보다 그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단 3주간 A주(중국 본토증시에 상장된 주식)로 유입된 외인 자금 규모가 이미 지난 한 해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유입은 중국증시의 '단기적' 상승모멘텀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짙기는 하지만, 시장 분위기의 반전과 향후 투자트렌드 파악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해외투자자의 중국 증시 회귀 시그널 속 중국 증시의 투자환경 개선 기류가 뚜렷해진 가운데, 유입세의 지속 여부에 따른 A주의 향방과 해외투자자 선호 섹터에 근거한 주목할 투자방향 등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올해는 다르다..."외자 유입 스피드 역대 최고"

지난해 11월부터 본격화된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증시 유입세가 올해 들어 더욱 극명해지고 있다. 단 14일간의 거래일 동안 유입된 외인 자금의 규모가 이미 지난 한 해 유입액을 넘어섰을 정도로, 그 규모와 속도 면에서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인 자금의 흐름은 북향자금의 추이를 통해 엿볼 수 있다. 북향자금은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해 중국 본토 A주로 유입된 외국인 투자 자금을 의미한다. 과거 사례에서 북향자금이 A주로 대거 몰리면 그 이후 주가도 상승하는 현상이 여러 차례 나타났다는 점에서 주목할 핵심 지표로 꼽힌다. 

 

올해 들어 1월 20일까지 북향자금의 누적 순매수액은 1125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한 해 누적 매수액인 900억 위안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월간 기준으로도 2014년 11월 후강퉁 개통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번 외자 유입 규모와 속도는 시장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이번 외인 자금 유입세가 위안화 환율 가치상승 흐름과 맞물리면서 나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외투자자들이 올해 경제 펀더멘털 전망을 중국 강함 VS 미국 약함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최근 연출되는 외인 투자금의 공격적 유입세는 절대 일시적이고 충동적인 추세가 아니다. 중국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눈에 띄게 완화되면서 높아진 중국 자산의 가성비 매력이 해외자금 유입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5대 지표'가 말해준다...극명한 투자환경 개선

이제 관건은 이러한 가파른 유입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여부로, 향후 중국 거시경제 회복 추이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국 경제 회복이 확실한 시그널이 등장할 경우 중국자산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면서 그 규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수의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증시를 향한 외인 자금의 유입이 올 한 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며, 유럽 규모 또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핵심 투자처 중 하나로 다시금 재조명될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이 보인다. 

 

올해 들어 더욱 뚜렷해진 중국증시를 둘러싼 해외 투자환경의 개선 흐름, 그리고 이를 통해 높아진 중국증시로의 해외자금 지속 유입 가능성은 다음의 '5대 지표' 추이를 통해 객관적으로 엿볼 수 있다. 

 

위완화 달러 환율 하락은 위완화 가치 상승

 

 

1) '위안화 환율'과 자금유입의 선순환 흐름

 

위안화 환율지수 흐름이 그 첫번째다. 지난해 11월부터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위안화 환율은 외국인자금 유입을 이끄는 가장 핵심적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위안화 환율과 해외자금 유입 간에는 '자금유입 -> 환율 하락 -> 자금 유입 -> 환율 하락'의 선순환 흐름이 연출돼 왔다.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이 하락하면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는 만큼, 위안화 자산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높아지면서 해외자금의 유입이 늘어나고, 이는 다시 위안화 수요를 늘리면서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는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

 

중국외환거래센터에 따르면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이 지난 11월 초부터 계속 하락해 1월 20일 기준 6.7위안까지 떨어졌다. 즉 이는 위안화의 가치가 7%이상 높아졌다는 뜻이다. 반면, 달러화가치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 하순까지 8% 정도 떨어진 상태다. 

4개국 CDS 스프레드 증감추이

2) CDS 프리미엄 하락 '중국경제 신뢰 회복'

 

중국의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지난해 11월부터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것 또한 주목해볼 시그널이다. 

 

CDS 프리미엄은 한 국가의 경제에 대한 대외 신임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 상품이다. 채무불이행 리스크가 커지면 그만큼 채권을 발행할 때 이전보다 많은 발행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더 많은 프리미엄이 붙게 된다. 

 

다시 말해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면 그만큼 해당 국가와 기업의 부도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경제의 불안정성이 크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CDS 프리미엄과 증시의 주가는 반대로 움직인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2년 1분기 140~150bp 구간까지 치솟았던 중국 CDS 프리미엄은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가 지난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상승, 올해 11월 하락세로 전환되기 전까지 170bp까지 치솟았던 상태였다. 

 

중국 당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한 탓에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까지 제기됐었던 지난해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그만큼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VIX지수

3) VIX지수가 보여주는 '해외시장 변동성 축소'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 VIX를 통해 드러나는 해외투자자들의 투심 개선 흐름 또한 중국 증시로의 외인 자금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근거로 꼽힌다. 

 

VIX지수는 시카고옵션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대형주 중심의 S&P 500지수 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다. 

 

예를 들어 VIX지수가 20이라고 하면 향후 한달간 주가가 20%의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변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심리가 불안하다는 것을 뜻하며, 이에 VIX지수를 공포지수로 부르기도 한다. 이에 통상 VIX지수와 증시의 주가는 반대로 움직인다. 

 

4) 취안 A지수 변동률 완화 '국내 투자환경 개선'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는 A주 전체 종목의 주가를 반영해 산출한 취안A지수의 변동률 지표의 하락세 또한 주목해 볼만 하다고 말한다. 

 

취안A지수의 변동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북향자금의 지속 유입이 이뤄질 수 있는 시장 환경과 수익효과의 개선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1월 20일 기준 취안A지수의 변동률은 0.5~1% 구간에서 움직이고 있다. 해당 지수의 변동률은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0년 1월 2.5% 부근까지 치솟았고,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2~2.5% 구간에서 움직였다. 그만큼 시장 환경의 변동성 컸던 시기였음을 보여준다. 

 

5) 미국 TPU지수 최저 '국제관계 안정화 시사'

 

국제 관계의 불확실성은 해외투자자들의 투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미국 무역 불확실성 지수도 추적 관찰할 필요가 있다. 

 

미국 TPU 지수는 무역정책의 불확실성 정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국제관계의 변화가 심화될 경우 지수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TPU지수는 이미 근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고, 이는 국제 관계가 안정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해외자금 유입의 기초적인 환경이 구축돼 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외인 집중매수 대상은?...'금융,소비,성장주'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종목은 금융소비전통 산업의 '대형주'다. 지난 두 달간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성장주로의 자금 유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중타이증권연구소에 따르면 1월 18일까지 북향자금의 투자트렌드는 '성장주, 금융, 소비'에 집중됐다. 특히, 지난해 12월 34억 위안이 순유출됐던 성장주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에서 투자 트렌드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세부 섹터별로는 1월 18일 기준 금융 섹터로의 자금 유입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정보과학기술, 원재료, 필수적소비 섹터의 순이였는데, 지난달 대규모로 유입됐던 해외자금의 분산투자가 이뤄지며 1월에는 소비섹터로 유입된 외인 자금 규모는 다소 축소됐다.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윈드( Wind)와 중정증권연구소에 따르면 1월 18일 기준 지수별 북향자금 비중을 살펴보면, 상하이와 선전 양대 증시의 300대 대형주의 주가를 반영해 산출한 CSI300지수 내 북향자금의 비중이 36.9%로 가장 높았다. 특히 1월에만 692억 200만 위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종목별로도 섹터를 대표하는 기업 종목으로 자금이 대거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