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17. 16:19ㆍ중국 경제
경제 재개방 '베이비스텝'에 中 증시 기대 '모락'
중국 부동산 섹터 구제안도 긍정적
춘절 앞둔 통제 완화에 소비·여행업종 기대
단기 상승 모멘텀은 유효, 중장기 우려는 여전
중국 주식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이 월가에서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를 압박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천천히 거둬들이기 시작하고 부동산 섹터 안정을 위한 조치가 취해지면서 중국 주식시장 회복도 지속할 수 있다는 평가가 이 같은 긍정론의 배경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화에 나선 점도 시장의 분위기를 한층 밝혔습니다.
16일(현지시간)까지 5거래일 동안 아이셰어스 MSCI 차이나 상장지수펀드(MCHI)는 9%가 넘는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30% 가까이 하락한 이 상품은 최근 한 달 사이에도 8%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연초 이후 14% 이상의 낙폭을 기록 중이지만 1개월간 2% 넘게 올랐다.
고집스러운 제로 코로나 정책은 최근 2년간 중국 증시를 꽁꽁 얼려놨다. 중국 증시의 반등이 시작된 것일지 월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전략적' 매수에 무게
월가에서는 중국이 경제 발전을 정책의 우선순위로 옮기고 친성장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중국 주식에 대한 평가가 비교적 빠르게 개선되는 분위기이다. 지난 2년간 성장보다는 안보와 사회 안정에 방점을 뒀둰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를 철폐하기 위한 '베이비 스텝'에 나섰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각종 정책이 발표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최근 발표한 '방역 정책 최적화를 위한 20개 조치'를 통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날 방안을 제시 했다. 우선 중국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의 격리 기간이 줄어 들었다. 기본에는 7일간 호텔이나 정부 시설에서 격리해야 했던 중국 방문객들은 이제 5일간 호텔, 3일간 집에서 격리하면 된다. 정부는 또 코로나 19 감염자를 태운 항공사에 대한 벌금 부과를 철폐하고 일부 테스트 의무를 완화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정보는 대규모 접촉자 추적 조사 등 많은 이들을 강제 격리하도록 했던 조치를 완화하기로 했다.
월가에서는 이르면 내년 봄 중국이 완전한 경제 재개방을 시작할 것으로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내년 4월까지 종료될 것으로 보고 완전한 경제 재개방이 민간 소비의 반등을 저지하는 한편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2023년 4.5%까지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다른 국가들과 다른 조치를 해온 중국의 경우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지 않다는 점 역시 성장에 유리한 대목이다.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1% 상승에 그쳤고, 생산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3%나 하락했다. 통화 및 재정 정책 측면에서 다소 마음을 놓고 부양책을 쓸 수 있는 여건이다.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다면 중국은 이례적으로 재개방에 따른 물가 급등의 고통을 피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중국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웠던 부동산 업종에 대해 정부가 지원책을 내놨다는 사실 역시 긍정적이다. 이전에도 중국 정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섹터를 돕기 위한 정책을 내놨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그러나 지난 주 내놓은 정책은 부동산 섹터를 지원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및 계약금 및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를 통한 부동산 매매 촉진, 채권 발행 지원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즉, 중국 정부는 은행들에 부동산 업종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이야기한 것과 같다.
UBS(시가총액으로 봤을 때 유럽에서 2번째로 큰 스위스 은행)는 이번 정책이 부동산 섹터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UBS는 이전에 발표된 정책과 함께 중국 부동산 섹터에 142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주식이 상당히 저렴해졌다는 사실 역시 매수 의견을 지지하고 있다. MSCI 차이나 인덱스의 PER은 8배 정도로 S&P500지수의 17배보다 훨씬 낮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투자 노트에서 중국에 대한 장기 우려는 유효하지만 당장은 전략적으로 중국 주식 강세를 점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부동산 섹터 및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 여건 완화 정책을 제시하면서 패닉의 조짐이 옅어졌다고 평가했다.
중국 재개방, 2023년 주요 테마
중국의 경제 재개방은 월가에서도 주목하는 내년 유망 투자 테마이다. 내년 1월 22일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코로나 19 규제가 일부 완화하면서 소비업종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에서 소위 코로나19 루저들이 앞으로 6개월간 의미 있는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 상당수의 기대이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소비재 종목이 최대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하고 중국 주식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최소 50%를 소비재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 역시 코로나19 제재 완화에 따른 경제 재개방을 중국 주식 투자의 주요 테마로 보고 있다. 골드만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재개방은 가장 가시적이고 오래 기다려왔으며 강력한 상승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주식시장은 해외 재개방보다 국내 정책 완화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의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 예측이 적중한다면 경제 재개방이 주식시장 투자액의 가치는 2조 6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본격적으로 경제 재개방이 시작된다면 중국 증시가 20%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은 국가 간 실증 분석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재개방에 한 달 선제적으로 거래되는 경향이 있으며 긍정적인 모멘텀은 대체로 2~3개월간 지속한다고 설명했다. 보고된 감염 건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정책 완화 조짐이 강해졌고 우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이 정치 및 공공 보건 상황을 고려해 내년 2분기 재개방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은 경제 재개방 수혜주의 하나로 염차이나(YUMC)와 트립닷컴(홍콩:9961), 갤럭시 엔터테인먼트(홍콩:27), 샌즈차이나(홍콩:1928), CTG면세점(홍콩:1880)을 추천한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의 경우 경쟁업체보다 많은 130만 개의 호텔 리스팅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200개 국가의 300여 개의 항공사와 제휴하고 있다.
CTG 면세점의 경우 중국 내 및 해외 면세 쇼핑계에서 거의 독점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재개방 속에서 여행이 촉진될 경우 강력한 수혜가 기돼된다. CTG면세점의 주간는 연초 이후 낙폭이 9.3%가량이며 최근 한 달간 4% 가까이 상승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이르면 내년 봄부터 중국이 완전히 경제를 재개방할 것으로 전망하고 '중국 재개방 수혜주'를 내년 주요 트레이딩 테마 중 하나로 선정했다. 여기에는 2023년과 2024년 탄탄한 이익 증가를 이뤄낼 기업들로 현재 주가 대비 10%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는 종목이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모건스탠리가 꼽은 재개방 수혜주를 보면 온라인 쇼핑 플랫폼 메이투안(홍콩:03690)과 스포츠 의류기업 안타스포츠(02020), 리닝(02331)이 대표적이다.
투자자들은 ETF를 통해 중국 소비재 기업에 베팅할 수 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크레인셰어스 CICC 차이나 컨슈머 리더스 인덱스 ETF(KBUY)가 있다. KBUY는 중국의 재량 소비재 및 필수 소비재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을 확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귀주모태주(600519), 의빈 우랑예 유한공사(000858), 메이디그룹(000333), 염 차이나, 일리 그룹(600887)이 상품의 상위 5대 보유 종목이다. 연초 이후 KBUY는 27% 이상 하락했으며 최근 1개월간 1.57% 올랐다.
중·장기 근본 우려는 여전
중국 주식을 억누르고 있던 두 가지 대표적인 악재가 가라앉고는 있지만 우려가 끝난 것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이전보다 낮아진 성장률과 애플을 필두로 다국적 기업들의 탈중국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단기적으로 중국의 경기 반등은 긍정적이지만 중국 주식의 비중을 확대할 만큼의 호재가 없다고 파단했다. 플랙록의 분석가들은 현재 중국 주식에 대한 '중립'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블랙록은 중국의 경제 활동이 다시 시작되고 있지만 2022년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에 미달할 것으로 본다.
중국 정보는 연초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연간 5.5% 안팎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4.8%, 2분기 0.4%, 3분기 3.9%로 집계돼 누적 3.0%를 기록 중이다. 이대로 간다면 중국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행정부 때부터 약화해온 미·중 관계가 개선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사실 역시 중국 주식에 불리한 재료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처음으로 만나 관계 개선을 얘기했지만, 중국의 확장을 경계하는 미국의 스탠스가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보다는 중국 경제의 개선 및 미·중 간 불편한 관계로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다른 신흥국이 당분간 더 유리한 입지를 점할 것이라는 긔견이 제시된 것도 이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인도와 라틴아메리카, 중국과 관계없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새로운 무역 관계를 맺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변동성을 감안할 때 일부에서는 재개방 테마에 기댄 거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도 조언한다. 재개방 테마 거래를 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재개방 과정은 변덕스럽고 일관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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