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누르고 비상하는 TSMC "강세론 근거는?" (3-1)

2023. 1. 16. 10:41미국 종목 파헤치기

흔들리지 않는 세계 1위
4Q 삼성전자 또 제쳐
버핏도 알아본 기술력
주가 전망과 리스크 요인

4나노미터 기술 우위는 어디에?

 

전세계 파운더리(반도체 위탁 생산) 최강자로 꼽히는 반도체 업체 TSMC삼성전자를 눌렀다는 소식이 연일 들리고 있다. 블룸버그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TSMC는 2022년 4분기 TSMC는 2022는 4분기 6255억대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 

 

대만 현지 언론 포커스 타이완에 따르면 TSMC는 2022년 2조 2600억대만달러의 매출액을 달성, 연간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전년 대비 42.6% 급증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사업 부문 매출액이 20조원이 못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증권가에 중론이다. 3분기 TSMC에 1위 자리를 내 준 삼성전자가 4분기 역전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더 크게 뒤쳐졌다는 얘기다. 

 

이와 별도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TSLA)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TSMC에 4나노미터 칩 대량 주문을 TSMC에 맡겼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두 공룡 업체의 각축전이 투자자들 사이에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탄탄한 펀더멘털에도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TSMC의 ADR은 2022년 폭락했다. 연초 140달러 선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10월 말 62달러 선까지 내리 꽂혔고, 이후 완만하게 반등하며 74.49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연중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셈이다. 2023년 초 TSMC 주가가 상승 탄력을 보이는 가운데 월가는 쌀 때 매입하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주가가 바닥을 향해 떨어졌던 2022년 3분기 가치 투자의 대명사로 통하는 워렌 버핏이 대량 매입한 사실을 굳이 환기시키지 않더라도 TSMC의 저평가 매력이 외면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2023년 반도체 '톱 픽' 월가 강세론 근거는

연초부터 투자은행 업계에 TSMC를 2023년 반도체 섹터 '톱픽'으로 꼽는 의견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강세론을 펼치는 애널리스트는 매수의 근거로 2022년 폭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저평가 이외에 경쟁사들을 크게 앞서 나가는 기술적 진보미국 애리조나 생산라인 건축유럽 진출 등 전세계 무대에서 입지 강화 이에 따른 중장기 이익 성장 가능성 등을 제시한다. 

 

막강한 시장 지배력 =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기준 전세계 파운드리 반도체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56.1%에 달했다. 

 

절반 이상의 시장을 차지하며 절대적인 1인자의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3분기 2위에 랭크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15.5%로 집계됐다. 

 

2위 업체와 3배 이상의 간격을 벌인 데 대해 월가는 상당 기간 TSMC의 독주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애널리스트는 TSMC의 매출 규모와 함께 이익률에 조명을 집중한다. 60%에 달하는 매출총이익률과 40% 선의 영업이익률이 업체에 경쟁력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얘기다. 

 

2022년 하반기 전세계 경제가 고물가와 과격한 금리인상의 충격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경기 사이클에 민감한 반도체 섹터의 특성상 영업 여건이 불리했지만 1년 사이 매출총이익률이 51.3%에서 60.4%로 껑충 뛰었고, 영업이익률 역시 41.2%에서 50.6%로 상승한 것은 TSMC의 기술적 강점과 시장 지배력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라고 월가는 입을 모은다. 

 

역사적으로 반도체 업계에서 이기는 기업은 칩의 크기를 최대한 축소하는 한편 에너지 효율성을 최대화하고, 이 같은 기술력을 집약한 제품으로 가격 프리미엄을 높여 매출액과 이익률을 늘리는 수순을 밟는데, TSMC가 승자의 조건들을 충분히 갖췃다는 평가다. 

 

미국 애리조나에 새 둥지 = 미국과 중국의 IT 패권 다툼 속에 TSMC가 대만에 집중된 생산 설비를 해외로 확대,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중장기 매출 성장을 위한 포석을 마련하는 움직임이다. 

 

업체는 미국 애리조나 주의 반도체 칩 생산라인 건설을 위한 투자 금액을 4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애플을 포함한 소비 가전 업체들의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칩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해 두 번째 공장도 세운다는 복안이다.

 

애플 뿐 아니라 AMD를 포함한 미국 반도체 업체들도 TSMC의 현지 공장 설립에 반색하는 표정이다. TSMC의 대규모 투자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에코시스템을 보다 강화,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다. 

 

업체는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8월 통과시킨 이른바 반도체법에 따라 수 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윈윈하는 구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2020년 5월 공식 발표했던 애리조나의 첫 번째 생산라인이 세워지는 가운데 TSMC는 2023년 중 두 번째 공장 건축도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업체는 2024년부터 4나노미터 반도체 칩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2026년부터 두 번째 생산 라인도 본격 가동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유럽에 첫 공장 설립 기대감 = 2022년 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TSMC가 독일 드레스덴에 첫 유럽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진전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3년 초 고위 경영진들을 독일에 보내 정부 차원의 지원을 논의하는 한편 현지 공급망 현황을 파악할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보도가 나오자 TSMC 측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지만 반도체 업계와 월가는 앞으로 행보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니다.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최강자로 자리잡은 업체가 독일을 거점으로 유럽 대륙에서 존재감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다. 업체는 2021년에도 독일 진출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바 있어 2023년 초로 예상되는 양측의 협상에 투자자들과 반도체 업계가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TSMC는 독일 정부 이외에 다수의 소재, 장비 업체들과도 접촉 중이며, 22나노미터와 28나노미터 칩 생산 라인을 세우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반도체 프로젝트 육성에 150억유로의 자금을 집행하기로 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유럽 정책자들의 목표와 TSMC의 이해가 맞아떨어질 경우 대만 반도체 강자가 유럽 대륙에 진입할 여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2023년 완만한 성장 뒤 2024년 커다란 도약 = 2022년 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액을 달성한 TSMC가 해외 입지를 강화하는 가운데 2023년 완만한 외형 성장을 이룬 뒤 2024년 한 차례 커다란 도약을 이룰 전망이다. 

 

월가의 IB 니덤은 TSMC의 2023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0%에서 5%로 낮춰 잡았다. 연간 웨이퍼 출고가 2분기와 3분기를 중심으로 10%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주력 사업인 파운드리 반도체 부문 역시 다소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2024년 모멘텀이 강하게 살아날 것이라고 니덤은 주장했다. 전반적인 반도체 섹터 사이클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TSMC의 5나노미터와 3나노미터의 가격 경쟁력 향상이 전반적인 매출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니덤은 2024년 TSMC의 매출액이 달러화 기준으로 30% 급증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년간의 실적 전망이 적중할 경우 2024년 TSMC의 매출액이 1000억달러 선을 뛰어넘는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TSMC는 애플의 아이폰과 맥북 생산에 필요한 실리콘 칩을 독점 공급하는 데다 최근 주요 외신에 따르면 4나노미터 칩 주문을 위해 삼성전자와 TSMC를 저울질했던 테슬라가 TSMC와 손을 잡기로 했다. 

 

굵직한 계약을 지속적으로 차지하며 이미 기술력을 인정 받은 TSMC가 앞으로 수 년간 몸집을 확대하는 한편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