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29. 19:30ㆍ세계증시
연준 '속도 조절' 기대감....피벗은?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신흥국 채권에 입질을 본격화한 것은 최근 연준의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과 무관하지 않다. 연준의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이 신흥국 채권과 그 밖에 자산에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한 만큼 미국 통화정책에 기류 변화가 나타나면 시장 향방도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준은 제로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2022년 3월부터 11월까지 단기간에 4.00%까지 올렸다. 정책자들은 고용을 포함한 미국 거시경제가 견고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연율 기준 2%까지 떨어뜨리는 데 사활을 걸었다.
10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자 월가는 11월까지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밝은 연준이 12월로 예정된 2022년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인상 폭을 0.50%포인트로 낮추는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
이어 2023년 1분기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시하며 1~2 차례의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추가로 실시한 뒤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준 내부에서도 속도 조절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월 물가 지표 발표 후 CNBC과 가진 인터뷰에서 "12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인상 폭을 0.75%포인트에서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스터 총재는 기준금리 수준이 경제 펀더멘털을 압박하는 이른바 '제한적인' 영역에 진입했다고 판단하며 이 같이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를 포함해 그 밖에 일부 정책 위원들도 12월 금리인상 폭을 조정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는 상황.
다만, 정책자들은 금리인상을 멈출 때는 아직 아니라고 강조한다. 긴축을 서둘러 종료할 경우 가라앉는 듯했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파르게 뛸 수 있어 경계감을 늦출 수 없다는 얘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정책자들이 2023년 6월 기준금리를 5%를 소폭 웃도는 수준까지 올리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1%포인트 추가 인상한 뒤 2023년 말 금리인하에 돌입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월가가 기다리는 것은 피벗, 즉 금리인하이지만 연준의 금리인상이 종료된 뒤에도 인하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책자들이 높은 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이 12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공개될 정도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골드만 삭스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2023년 말까지 금리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에도 미국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를 웃도는 수준에서 유지, 금리인하를 강행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골드만 삭스는 대다수의 투자자들과 달리 2023년 미국 경제가 침체를 빠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24년까지 4% 혹은 이를 웃도는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불룸버그는 가계 부채의 이자 부담이 크게 상승한 데 따라 민간 예금이 위축되면서 연준의 매파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흥국 채권 리스크는 없을까
월가가 2023년 신흥국 채권에 대해 강세론을 펼치고 있지만 리스크 요인이 없지 않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식킹알파는 무엇보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임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당선이 특히 투자 심리를 냉각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3~2011년 루라 대통령의 진두지휘 하에 브라질 경제는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4.5%의 평균 성장을 이뤄냈고, 부채 규모가 GDP 대비 60%에서 40%로 축소됐지만 성공이 되풀이될 것으로 장담할 수는 없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주장한다.
사상 최고치로 늘어난 신흥국의 부채와 디폴트 리스크 역시 해당 지역의 채권을 매입하기 앞서 짚어 볼 문제다. 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흥국의 GDP 대비 부채 규모는 254%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고치에 해당한다.
부채 규모는 3분기 말 기준 290조달러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6조 4000억달러 감소했지만 재정 적자와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해 GDP 대비 부채 비율이 뛴 것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는 중국의 경제가 간신히 마이너스 성장을 모면한 실정이고 미국 경제의 침체 시나리오가 2023년 가시화될 경우 재정 건전성이 떨어지는 신흥국과 한계 기업을 중심으로 디폴트율이 상승할 수 있다고 신용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앞으로 1년 사이 디폴트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는 우크라이나로, 48%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어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의 디폴트 리스크가 20%를 웃돌고, 튀니지와 에티오피아, 파키스탄, 엘살바도르, 케냐 등 10% 내외로 파악됐다.
이 밖에 시장 전문가들은 신흥국의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의 침체가 본격화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경기 한파가 불가피 하다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중국 경제가 건설부동산 업계의 연이은 파산 위기와 코로나 봉쇄로 홍역을 치르는 상황에 신흥국이 외풍을 견디기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설득력이 실린다.
♣당신의 성장을 바라는 마음♣
◈요약정리◈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의심하는 전문가들은 없다. 이제는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기대하는 것보다 금리 인하를 언제 시작될지 주목해야 한다.
▷신흥국 채권 리스크는 어떻게?
사상 최고치로 늘어난 신흥국의 부채와 디폴트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살펴 봐야한다. 금리 인하를 대비해 채권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고려해야 할 리스크를 찾아야 한다. 신흥국들이 디폴트에 빠진다면 위험 프리미엄의 증가로 채권가격은 바닥을 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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