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산업-전기차 1편] 우르르 가격을 인하하는 EV 기업들, 장기 성장은 멈추지 않아
지난해 65% 급락 후 태슬라 주가 오락가락
EV 시장 경쟁 심화하며 불확실성 증폭
2023년 경기 둔화에 시장 전망에 먹구름
장기 성장 전망은 유효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말 그대로 폭풍 성장 중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이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배기가스를 내뿜는 기존 내연기관차를 줄이고 전기차를 늘리려는 노력을 지속하면서 전기차 시장은 계속 빠른 속도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베팅은 최근 몇 년간 주식 투자자들이 놓치고 싶지 않은 테마였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주식의 광적인 인기는 이 같은 흐름에서 나타난 대표적인 모습이였다. 2010년 6월 29일 상장한 테슬라의 주가는 9460%가 넘게 급등했고 최근 5년간 상승률도 425%에 달한다.
그러나 전기차 업계의 리더로 여겨지는 테슬라는 최근 크게 흔들리고 있다. 후발주자로 나선 폭스바겐과 BMW, 포르쉐, 포드차 등의 추격 속에서 테슬라의 수급 우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행실로 테슬라의 1년간 주가 낙폭은 64%가 넘는다.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과 이를 바탕으로 한 각국의 친환경 정책 속에서 장기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전기차 시장에 대한 베팅은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다. 하지만 테슬라만 답일까? 테슬라의 대안으로 전기차 시장에 베팅할 방법을 알아보자.
"2030년까지 4배 성장" ~~~피할 수 없는 EV시대
지난해 전기차 시장은 중요한 이정표를 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는 약 10%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넘긴 것이다. 절대적인 규모로 보면 2022년 순수 전기차 판매 대수는 780만 대로 1년 전보다 68%나 급증했다.
이 같은 전기차 판매 증가는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중국과 유럽에서 판매된 전기차 신차는 전체 신차 중 각각 19%나 11%를 차지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더하면 전기차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진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기를 사용하면서도 사이즈가 작은 내연기관을 갖춘 차량이다. 유럽에서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를 합치면 점유율은 20.3%로 오른다.
유럽 내 최대 자동차 시장을 가진 독일에서 전기차는 전체 신차 중 25%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삭감을 앞둔 막판 수요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는 지난해까지 판매 가격 최대 4만 유로의 전기차 구매에 6000유로를 지원해줬지만, 올해부터는 이같은 보조금을 4500유로로 줄였다.
전기차가 계속 빠르게 확장할 것은 뻔하고 중국에서 조만간 전기차가 전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전통 자동차 판매가 영구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하는 지점에 도달할 것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4대 중 1대는 전기차였고 올해는 3대 중 1대가 전기차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아직 티핑포인트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2025~2030년 사이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유럽보다는 뒤쳐졌지만, 미국에서도 전기차 판매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된 순수 전기차는 전체 신차 중 5.8%를 차지했다. 이는 1년 전 3.2%보다 높은 점유율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 신차 중 절반을 전기차가 차지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갖고 정책을 시행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시장이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블룸버그는 40%가지 전망했다.
2023년은 쉽지 않은 해, 수요 둔화 우려에 인하되는 가격
당장 전 세계가 맞이한 경기 둔화 우려로 올해는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부각된 공급 차질과 가격 부담으로 전기차 시장 확장에 대한 전망은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 전기차 기업들은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차종인 '모델3'와 '모델Y'의 가격을 최대 20% 낮췄다. 또한 미국에서 지난 1일 이후 시행되고 있는 7500달러의 연방 세액공제를 포함하면 할인율은 30% 이상으로 높아진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고급형인 '모델X'와 '모델S'의 가격도 낮췄다.
연초 중국에서도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인하했고, 3개월 만에 재차 가격을 내린 것이다. 이로써 테슬라 자동차의 중국 판매 가격은 지난해 9월보다 13~24%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요 우려가 지속하면서 전기차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약한 경제는 개인 및 기업 고객이 망설이게 할 것이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할인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테슬라의 최근 가격 인하는 EV 시장의 커다란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2023년 새로운 전기차 옵션의 물결이 시장에 진입하겠지만 대다수 제조사의 공급이 제한될 것을 감안할 때 테슬라는 대기하고 싶지 않거나 EV 시장 진입 직전에 있는 소비자를 유혹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