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023년 반등 '첫 관문' 출하량 발표, 낙폭 과대론 힘받을까
"월가 42만~42.5만대 예상, 42만대만 되면 투자자 만족"
작년 70% 폭락, 이제 바닥권 근접? 닷컴버블 MS 넘어서
"월가 기대 아직 높아" 경계론도, 머스크가 할 일 10가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2일(현지시간) 4분기 차량 출하량을 발표한다. 분기 출하량은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고성장세 유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주시하는 지표다.
테슬라가 작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이라는 거시적인 악재에 더불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리더쉽 우려로 70%가량 폭락한 가운데 출하량 지표가 이같은 염려를 일부나마 덜어낼지 관심이 집중한다.
월가 42만~42.5만대 예상
각종 추정치에 따르면 테슬라의 4분기 차량 출하량은 42만~42.5만대가 예상된다. 조사회사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는 약 42만 5000대, 블룸버그통신의 집계치는 42만 760대다. 3분기 출하량 34만 830대를 넘어 창사 이래 최다치를 재차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는 셈이다.
외관상 추세 자체는 좋아보이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인플레에 의한 소비심리 위축, 중국 공장 가동 축소 등 전반적으로 수급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어서다. 최근 수 주 사이 애널리스트들의 출하량 추정치가 계속 하향 중이다. 4분기 추정치는 작년 여름 45만대가량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같은 해 12월 약 42만대로 줄었다.
기류 악화는 판촉 활동 변화로 감지된다. 테슬라는 작년 말을 기한으로 신형 모델3과 모델Y에 대한 7500달러라는 이례적인 할인과 함께 1마일 무료 급속 충전의 혜택을 발표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인플레이션감축법의 전기차 대상 세액공제를 시행 전 구매 고객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지만 재고 소진의 목적이라는 해석이 많다.
테슬라의 올해 150만대 생산 목표는 미달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1~3분기 테슬라의 차량 생산량은 92만 9910대인데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57만대는 넘겨야 한다. 중국 공장 가동률 축소나 소비 동향을 볼 때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테슬라는 수년을 내다보고 설정한 연간 생산량 50% 증가 목표를 올해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자 42만대만 되면 만족
투자자 사이에서는 4분기 출하량이 42만대만 되면 만족이라는 게 형성돼 있다. 테슬라 주가는 통상적으로 출하량 결과가 월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출하량 발표일부터 수 주 뒤의 분기 결산 공표일까지 우수한 성과를 냈다. 테슬라의 4분기 실적 발표는 1월 25일 4주여 남은 것으로 예정돼 있다.
반대의 상황에서는 큰 폭 하락했다. 작년 3분기 출하량을 최근의 예로 보면 당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약 35만 800대를 예상했으나 발표치는 34만 3830만대로 나왔다. 이에 따라 테슬라 주가는 출하량 발표일 10월 2일부터 결산 공표일 10월 19일까지 16%정도 떨어졌다. 같은 기간 S&P500이 약 3% 상승하고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1%가량 뛰는 등 주식시장 전반이 오른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번 출하량이 애널리스트 기대치를 충족하기만 해도 테슬라 주가가 펀더멘털 대비 지나치게 하락했다는 강세론자 주장에 힘을 싣는 결과가 될 수 있다. 테슬라 주가는 작년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69% 폭락했다가 28일부터 작년 마지막 3거래일 동안 13% 급반등했다. 지난해 전체 연간 낙폭은 65%다. 투자자들에게 4분기 출하량 지표는 연말 반등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첫 관문인 셈이다.
낙폭, 닷컴버블 MS 넘어서
현재 테슬라 주가를 둘러싸고는 낙폭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수익배율은 23.7배로 작년 초 133배에서 크게 하락했다. 경쟁사 GM의 5.4배나 포드 5.9배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테슬라의 경우 향후 수년 두 자릿수의 이익, 매출 증가율이 예상되는 반면 GM과 포드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낙폭이 과다하다는 주장은 일리 있어 보인다.
코이핀의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에 테슬라의 작년 매출과 주당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54%, 82%가 예상되고 올해는 37%와 33%가 전망된다. 내년은 27%, 24%다. 포드의 작년 매출과 주당순익 증가율은 17%와 25%다. 올해 매출 증가율 전망치는 4%, 주당순익은 오히려 11% 감소다. 또 내년 매출 증가율 전망치는 1%가 채 되지 않고 주당순익 증가율은 증가세가 전망되지만 그 숫자가 3%에 그친다.
조사회사 데이터트렉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와 최근 테슬라의 주가 움직임을 비교했다. 테슬라 주가는 상장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2021년 11월 4일부터 287일 동안 51% 내렸다. 낙폭 자체만 놓고 보면 테슬라가 훨씬 커 바닥권에 가까워졌다고도 할 수 있다.
늘어나는 테슬라 응원단
낙폭 과대 인식과 함께 소위 '테슬라 응원단'도 급격히 늘고 있다. 파이퍼샌들러의 알렉 포스터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29일 '최근 가차 없이 매도되는 테슬라를 변호한다'는 리포트를 내고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주가는 당일 종가의 2.8배인 340달러로 유지했다. 그는 "경기 후퇴나 금리 인상, 테슬라 차량 수요의 정점에 따른 2023년 성장 둔화는 쉽게 예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새로운 경쟁에 노출되거나 회사의 장기 성장론이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모간스탠리의 애덤 조너스 애널리스트는 "2023년 전기차 시장은 현재가치의 수요 초과 상태가 공급 과잉으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자금 확보에 불안이 없고 규모가 크며 비용 면에서 우위인 테슬라의 경쟁력은 오히려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목표가는 250달러로 330달러에서 낮췄지만 당시 29일 종가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매도의 의견 자체도 줄어도는 상황. 블룸버그통신 집계치에 따르면 작년 초 주가가 350달러대인 당시 전체 애널리스트 투자 의견 중 29%가 매도였다. 123.81달러를 기록 중인 현재는 11%에 불과하다. 팀랭크스 집계치에 따르면 31명 중 매수가 19명, 10명 중립, 2명이 매도다. 평균 목표가는 267.07달러로 현재가보다 2배가 넘는 반등이 전망되고 있다.
월가 추정치 높다 경계론도
일각에서는 현재 가격도 결코 싸다고 안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애널리스트 다수가 상정하는 출하량이나 실적 전망치가 높은 수준이어서 조정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SPEAR인베스트의 이바나 데레브스카 최고투자책임자는 "애널리스트 다수는 연간 출하량 증가율 50%를 상정 중"이라며 "하지만 소비자에게 '적당한 가격'이 초점이 되는 환경에서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팩트셋 집계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올해 출하량 증가율 목표치 50%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해도 180만~190만대를 출하해 2022년 추정치 130만대 대비 최고 40% 증가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해 웨드부시의 대니얼 이브스 애널리스트도 35% 이상 목표치가 현실적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나온 의견을 종합하면 테슬라 주가가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앞으로의 성장 속도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이라 이를 우려한 추가 하락은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바닥권 근접을 주장한 데이터트렉도 경기는 개선되기 전에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테슬라 주식에 대해 조심스럽게 봤다. 주가가 작년과 같은 속도로 계속 떨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앞으로 출하량 등 실적 지표를 확인해 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머스크가 해야 할 10가지
한편 웨드부시의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29일 머스크 CEO가 테슬라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를 진작시키기 위해 2023년 해야 할 10가지를 발표했따. 1월 말까지 테슬라 차기 CEO 결정, 테슬라 주식 매각을 중단, 거시 환경 악화에 걸맞은 보수적인 출하량 목표치 제시 등이다. 오랜 세월 테슬라 강세론자로 알려진 그가 머스크에게 보내는 일종의 '러브레터' 같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1. 1월 말까지 트위치 차기 CEO 지명
2. 테슬라 주식 매각 중단
3. 보수적인 전기차 출하량 목표 제시
4. 트위터 아닌 테슬라에 다시 집중
5. 2023년 말까지 사이버트럭의 출하량 목표치 설정
테슬라의 다음 성장 시도를 성공하게 하기 위한 열쇠
6. 테슬라 이사회를 바꿔 기술과 전기차상의 소비자 경험 확대
7. 자사주 매입 실시
8. 테슬라의 마진이익률 구조에 대한 재무적인 투명성 강화
중국에서의 생산/판매 증가, 기가 베를린과 오스틴에서의 생산 증가로 테슬라의 숨은 보석이라고 생각
9. 트위터에서의 정치적인 언급 자제
10. 트위터 계획에 대한 포괄적인 전략 제시
지금 당장 트위터를 둘러싼 우려는 광고주 이탈에 따른 자금 출혈과 추가 손실인데 이는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매각할 수 있다는 걱정을 불러일으킴, 일단 후임 CEO가 취임하면 트위터의 3년 전략을 제시하고 어떤 것이 될 수 있을지 설명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