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종목 파헤치기

거장 버핏의 반도체 베팅, 왜 TSMC일까

thirbyyy 2022. 11. 23. 16:46
3분기 6000만주 신규 매입
1mm 칩 도전, 기술 혁신 주도
외면할 수 없는 저평가
'실상 애플 겨냥' 해석도

92세 거장 워렌 버핏의 반도체 베팅이 월가에 뜨거운 화제다. 

 

살아있는 전설이 택한 종목은 세계 1위 파운더리 업체인 대만 TSMC(TSM).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2022년 3분기 TSMC의 미국 ADR을 6000만주 신규 매입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버크셔는 TSMC 지분을 1.16% 확보하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TSMC 3분기 평균 주가를 근간으로 볼 때 버핏의 투자 금액이 51억달러에 이른다. 

 

또 애플이 버크셔의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TSMC가 2022년 3분기 신규 매입으로 10위권에 랭크됐다. 

 

지난 수 년간 애플을 포함해 IT 종목을 적극 매입했던 버핏이 이번 TSMC에 대한 통 큰 베팅을 통해 또 한 차례 포트폴리오의 포트폴리오의 무게 중심을 기술주로 옮겼다는 해석이다. 

 

버크셔의 새로운 소식에 월가는 들썩거렸다. 매입 소식이 전해진 지난 11월 15일 TSMC의 미국 ADR은 장중 9.4%에 달하는 랠리를 연출했다.

 

시장 전문갇르은 미중 IT 패권 다툼이 고조되는 한편 반도체 섹터의 하강 기류가 두드러진 상황과 맞물려 버핏의 행보를 높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TSMC

'대만의 성산' 버핏이 선택한 TSMC는 어떤 기업 

1987년 세계 최초의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로 간판을 올린 TSMC는 세계 최대 규모의 파운더리 업체로 성장했다. 업체는 '대만의 성산'으로 통한다. TSMC의 직원들에게 예비군 훈련 면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 업체가 대만 경제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절대적인 일인자 =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TSMC의 입지도 절대적이다. 기술력이나 생산 규모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업체는 반도체 업계의 중추로 통한다. 

 

이는 여러 지표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시장 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TSMC는 2022년 1분기 기준 전세계 파운드리 번도체 시장에서 53.6%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2위에 랭크된 삼성전자와 3위 업체 UMC의 시장 비중이 각각 16.3%와 6.9%라는 점을 감안할 때 TSMC의 시장 지배력을 짐작할 수 있다. 

 

AMD(AMD)와 엔비디아(NVDA), 애플(AAPL), 브로드컴(AVGO), ARM(ARM), 마벨 테크놀로지(MRVL), 미디어텍(대만 2454) 등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공장 없이 설계에만 주력하는 이른바 팹리스 반도체 업체의 제품이 모두 TSMC의 공장에서 제조된다. 

 

막강한 생산 라인 = TSMC는 2021년 한 해 동안에만 535개 고객 기업들에게 291가지 개별 기술을 이용해 1만 2302가지 제품을 공급했다. 

 

업체가 만들어낸 반도체 칩은 노트북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자동차 전장품, 전기차(EV)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사이버 보안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전세계 6만5000여명의 직원을 둔 업체는 대만 이외에 북미와 유럽, 일본, 중국, 한국에 사무소를 두고 고객 서비스와 회계 관리,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체의 생산 라인은 대만을 거점으로 중국과 미국에 분산돼 있다. 12인치 웨이퍼 GIGAFAB 공장 다섯 곳과 8인치 웨이퍼 공장 네 곳, 6인치 웨이퍼 공장 한 곳이 대만에 위치해 있다. 

 

이 밖에 100퍼센트 자회사인 TSMC 난징 컴퍼니가 중국 난징에 12인치 웨이퍼 공장 한 곳을 두고 있고, 또 다른 자회사 웨이퍼테크 및  TSMC 차이나 컴퍼니는 미국 워싱턴 주와 중국 상하이에서 8인치 웨이퍼 공장을 가동 중이다. 

 

이 밖에 업체는 대만에 4개의 백엔드 공장을 두고 있다. TSMC와 자회사들의 공장에서 12인치 웨이퍼 물량은 2021년 1300만건을 웃돌았다.

 

업체는 지난 2020년 미국 애리조나에 최첨단 반도체 칩 생산을 위한 설비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 2021년 착공에 돌입했고 2024년부터 5나노미터 기술을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칩

TSMC의 강점

이른바 '위대한 기업'을 저평가된 가격에 매입하는 전략으로 지난 57년간 연평균 20%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린 버크셔가 뭉칫돈을 베팅한 것은 TSMC의 투자 가치를 입증해 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계는 '더 작게, 더 강하게, 더 효율적'라는 세 가지 목표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도체 칩의 크기를 더 작게 만드는 동시에 성능을 더욱 강력하게 끌어올리고, 에너지 효율성을 더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는 얘기다. 

 

창사 이후 이어진 '세계 최초' 기록들 = 세계 최초로 파운드리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TSMC는 창사 이후 최근까지 35년간 수 차례의 '최초' 기록을 세웠다. 

 

연산을 넘어 특화 기술로 승부 = 논리적인 연산을 수행하는 이른바 로직 칩 이외에 특화된 기술이 TSMC의 외형 성장에 또 하나의 축이다. 

 

해당 사업 부문은 고객 기업들의 개별적인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특수 제작 칩을 공급하는 데 주력한다. 

 

업체는 경쟁사에 비해 독보적인 기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갖춘 임베디드 기술을 확보했다고 자신한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업체의 임베디드 플래스 웨이퍼 출하 규모가 전세계 반도체 업체들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2보 앞서 나가는 기술력 = 반도체는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한 동시에 급속한 속도의 기술 혁신이 필요한 분야다. 

 

공룡 기업들이 사투를 벌이는 정글에서 TSMC는 2보 앞서는 기술력으로 업계 선두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이 밖에 업계는 TSMC의 3차원 적층 칩과 패키징 기술이 중장기 성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체의 거대한 에코시스템이 이미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중추로 자리잡았고, 이를 대체할 경쟁사의 등장을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애플을 겨냥

버핏의 통 큰 베팅, 왜

TSMC의 펀더멘털과 시장 지배력, 향후 성장 가능성까지 전반적으로 단단하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버핏의 이번 신규 매입에는 보다 구체적인 방점이 잇다고 월가는 말한다. 

 

경기 침체 우려에 반도체 섹터가 한파를 맞은 시점TSMC의 주가가 연초 고점 140달러에서 3분기 저점을 기준으로 반토막이 난 사실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고전적인 역발상 = 마켓워치는 버핏의 이런 행보를 높고 고전적이면서 전형적인 역발상 투자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 반도체 섹터의 대표 상장지수펀드로 꼽히는 아이셰어 세미컨덕터 ETF가 2022년 초 이후 10월 14일까지 44% 폭락한 뒤 반등했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꼽힌다. 전자제품부터 자동차까지 칩이 사용되는 제품들의 판매가 경기 사이클과 강하게 연동하기 때문이다. 

 

연준의 과격한 매파 행보로 인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자들은 반도체 섹터에 팔자로 대응했고, 대중의 공포가 크게 확산됐던 3분기 버핏은 공격적인 베팅에 나선 셈이다.

 

대중이 공포에 빠졌을 때 탐욕스러워 하며, 대중이 탐욕에 젖었을 때 공포감을 느껴야 한다는 것은 버핏의 오랜 투자 격언이다. 버크셔의 매입 이후에도 TSMC의 주가는 추가 하락, 11월 초 연중 고점 대비 49% 떨어졌지만 이후 상당폭 반등했다. 

 

버크셔의 매입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지만 이와 별도로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이 당장 강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3분기 이후 최근 주가 추이를 근거로 적어도 단기적으로 볼 때 버핏의 TSMC 역발상 투자는 적중했다고 마켓워치는 평가한다. 

 

탄탄한 재무제표 = 역발상 투자도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경우에 성립된다. TSMC의 3분기 성적표를 확인한 월가는 합격점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업체의 3분기 매출액은 192억 3000만달러, 전년 동기에 비해 29% 급증했고, 시장 예상치에 비해서도 1억 5000만달러 높은 수치다. 

 

3분기 매출 성장은 5나노미터와 7나노미터 칩 판매 호조에 따른 결과다. 두 가지 제품은 전체 매출액에서 각각 28%와 26%의 비중을 차지했다. 

 

플랫폼별로는 스마트폰 칩 매출이 전분기 대비 25% 증가, 전체 매출액에서 41%의 비중을 나타냈다. 3분기 업체의 매출총이익률은 전분기 대비 130bp 상승, 60.4%에 달했다. 비용 효율성을 높인 경영 전략에서 비롯된 결과다.

 

이 밖에 투자자들은 36.67%에 달하는 tsmc의 자기자본이익률에도 강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업이익률이 47%로 인텔의 11.5%를 크게 앞지른 점도 의미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장밋빛 장기 전망 =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식킹알파는 TSMC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크게 강조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파운드리 업체로 이미 반도체 시장을 평정했을 뿐 아니라 7나노미터와 5나노미터 칩 시장에서 각각 85%와 90%에 달하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 최첨단 제품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장악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 나아가 대다수의 반도체 업체들 사이에 '꿈의 기술'로 통하는 3나노미터 칩을 이미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TSMC의 시장 입지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체는 3나노미터 칩의 매출 발행이 2023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을 첫 고객으로 해당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구축할 것이라는 기대다.

 

TSMC의 기술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업체는 1나노미터 칩 생산 라인을 조만간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또 한 차례 업체의 경쟁력을 확인시켜 주는 동시에 반도체 업계 전반에 커다란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사실 2023년 반도체 시장 전망은 흐리다. IT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2023년 2.5%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TSMC는 2023년에도 매출 성장이 지속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AI와 5G, 데이터센터, 스마트 카 등을 중심으로 칩 판매가 호조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TSMC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자동차 부문의 비중은 5%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도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섹터가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부정할 수 없는 저평가 매력 =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저평가가 버핏의 TSMC  매입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TSMC 주가는 2023년 예상 주당순이익 6달러를 기준으로 12배 내외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 12개월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37배에 거래중이고, ASML와 AMD의 밸류에이션이 각각 30배와 15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외면하기 힘든 투자 매력이다. 

 

무엇보다 차세대 칩 개발에 난항을 겪는 인텔에 비해서도 TSMC가 저평가된 점은 버핏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고 월가는 강조한다.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TSMC의 밸류에이션이 경쟁사에 비해 저평가된 배경에 대해 식킹알파를 포함한 주요 매체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지목한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둘러싼 불안감이 대만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고, 이는 TSMC에도 직접적인 악재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TSMC는 일부 생산 라인을 미국 애리조나 주로 이전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 뿐 아니라 중미 패권 다툼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움직임이다.

 

식킹알파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빌미로 한 저평가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버핏의 TSMC 매입에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벌어질 경우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업체들 역시 주가 및 밸류에이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

 

버핏의 TSMC 매입은 곧 애플 강세론 = 소수의 의견이지만 버핏의 TSMC 지분 매입은 앞으로 수 년간 애플의 에코시스템과 아이폰 수요에 대한 낙관론이 깔린 결정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TSMC는 애플 에코시스템의 심장이자 허파라며 TSMC의 칩이 아이폰과 맥 등 중 제품의 필수 부품이고, 업체의 매출액 가운데 애플에 공급하는 부품의 비중이 약 4분의 1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번 베팅은 실상 애플을 겨냥한 셈이다. 

 

지난 수 년간 버핏은 애플 지분 규모를 1200억달러 선까지 확대했고, 애플을 보험에 이어 버크셔의 2대 비즈니스라고 지칭할 정도다. 

 

TSMC의 밸류에이션이 12개월 에상 실적을 기준으로 17배에 거래되는 S&P500 지수에 비해 대폭 저평가, 애플보다 유리한 밸류에이션으로 애플 주가 상승 간으성을 정조준한 셈이다. 이와 함께 든든한 경제저 해자와 1.7% 배당 수익률도 버핏의 망므을 움직인 요인으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