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종목 파헤치기

'불황 극복의 DNA' 제너럴밀즈, 올해 급락장서 20% 역주행이라고?

thirbyyy 2022. 9. 30. 15:11
지난 30년 시세 변동,배당 포함 투자수익률 1300%
잇단 인수 통한 파워브랜드와 과감한 실행력이 강점
저가 상품에도 내성....창사 이래 무배당 이력 무

 

올해 세계 경제의 침체 공포로 인해 처참한 성과를 내는 주식시장에는 미국 종합 식품회사 제너럴밀즈(GIS)가 보기 드문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16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제너럴밀즈는 1930년대 세계 대공황과 1940년대 2차 세계대전을 비롯한 수많은 침체기를 겪으면서도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하는 등 튼튼한 실적을 바탕으로 '불황 극복 DNA'를 가진 기업으로 불린다.

 

제너럴 밀즈

올해 제너럴밀즈가 낙폭이 20%가 넘는 미국의 급락장 속에서도 승승장구 중인 배경에는 이런 저력을 또다시 발휘하지 않겠냐는 기대가 있다. 여러 불황을 극복하면서 건실한 성장을 이뤄낸 제너럴 밀즈의 숨은 힘은 무엇일까?


제너럴밀즈는 어떤 회사야?

제너럴 밀즈는 스낵, 시리얼, 냉동피자와 수프 등 간편식, 제빵용 재료, 요거트, 고급 아이스크림, 애완동물 식품 등 8가지 부문에서 100여개 식품 브랜드를 운영 중인 대형 업체다. 매출액의 3분의 2가 넘는 비중이 북미 지역에서 나오지만 사업을 전개 중인 국가 수 자체는 100곳이 넘는다. 

 

제너럴밀즈는 여러 차례의 경제 부침 속에서도 실적을 안정시키고 배당을 계속 지급해왔다. 이런 안정감 덕에 주가는 1928년 상장 이후 우상향했고 현재까지 최근 30년 동안 시세 변동과 배당을 포함한 투자 수익률이 1300%에 육박한다. 올해는 주가가 S&P500이 23% 하락한 가운데 20% 가까이 상승 중이다. 

 

제너럴밀즈가 장기간 생존하며 투자자들의 호감을 살 수 있는 데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유망 사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다수의 파워브랜드를 보유했고, 둘째는 비수익 사업은 과감히 매각하는 유연한 전략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결국 이익률 보호의 동력이 장기 생존의 큰 힘이 됬다.


다수 파워브랜드가 강점

제너럴밀즈가 보유 중인 브랜드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회사는 연간 매출액이 10억달러 이상인 '빌리언달러 브랜드' 9개가 있다. 필즈버리, 요플레, 하겐다즈, 블루버팔로 스치리오스(시리얼), 베티크로커(케이크, 쿠키믹스), 토티노스(냉동피자)등을 인수했다. 대부분이 인수를 통해 획득한 브랜드로 미국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다룬다.

우리에게 익숙한 하겐다즈

이렇게 제너럴밀즈가 보유한 다수의 파워브랜드는 '경쟁적 이점'이 된다. 소비자 사이에서 친숙한 상표를 내세워 신제품 출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추가 인수를 통한 특정 사업 확장 시 기존의 대형 제조, 유통망을 통해 낮은 단가로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현재 같은 고물가로 고통받는 시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한 가격 전가와 비용 방어가 가능했다.


펫푸드 통해 본 파워브랜드 위력

파워브랜드의 경쟁적 이점의 사례는 펫푸드 사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너럴밀즈는 관련 사업의 파워브랜드로 2018년 인수한 블루버팔로를 보유 중이다. 블루버팔로는 자연식품을 원재료로 한 고급 페푸드를 제조하는 업체이다. 블루버팔로를 보유한 제너럴밀즈의 관련 사업부의 매출이나 영업이익률은 타사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현재 제너럴밀즈의 펫푸드 사업은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이어가는 등 회사의 성장을 지탱하고 있는 기둥 중 하나다. 

 

반면 경쟁사 사업은 제너럴밀즈에 비해 성장세가 부진하다. 이익률에서도 차이가 난다. 제너럴밀즈의 펫푸드 사업 영업이익률은 최근 5개 분기 동안 20% 안팎을 유지했으나 경쟁사 JM스미커는 10%대를 기록했다. 


저가 상품 인기? 무섭지 않다

제너럴밀즈는 여러 파워브랜드를 보유한 덕에 저가로 무장한 기업들에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6월 제너럴밀즈의 최고재무책임자는 저가 상품이 인기라고 해도 자사 브랜드에서의 고객 이탈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제너럴밀즈가 저가 상품과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배경은 무엇일까? 우리도 아는 살 사람은 사기 때문이고, 특유의 개발 전략이 있다고 한다. 제너럴밀즈는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저가형 브랜드가 따라 하기 어려운 제품을 내놓는다. 

 

제너럴밀즈는 브랜드 가치 유지를 위해 매년 매출액의 5%가량을 미디어, 광고에 지출한다. 지출액은 한화로 9900억원이다.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 고마진을 낳게 되고 이런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을수록 이익률을 훼손하는 경기 변동에 저항력이 생긴다. 

 

유명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는 것 뿐 아니라 비채산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는 결단력도 보인다. 제너럴밀즈는 저마진 부문의 사업은 매각하는 행보를 취하고 있다. 요플레 유럽 사업과 유럽 반죽 사업을 매각했고 그 뒤에는 헬퍼와 서든리파스타샐러들 정리했다.


안정적인 실적과 높은 이익률

제너럴밀즈의 실적은 느리지만 꾸준하게 성장해왔다. 식품업은 인구나 가처분 소득 증가에 따라 서서히 성장하지만 반대로 아무리 불경기라고 해도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먹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일정 수의 수요는 계속되는 안정적인 시장이다.

 

그럼에도 이익률은 업계 상위권이고 안정적이다. 2022회계연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17% 15%이다. 이같은 이익률은 최근 10년 동안 유지되고 있다. 식품업 자체가 저성장, 따분한 산업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제너럴밀즈의 과감한 실행력, 안정적인 이익률이 올해 같은 불안한 시기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배경이 되고 있다.

 

제너럴밀즈는 인수 활동을 끊임없이 해온 탓에 재무상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근 4년 들어서는 펫푸드 등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하는 사업, 매각을 통해 개선 추세를 그리고 있다.


무배당 이력 무

제너럴밀즈는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 배당금이 감액된 사례는 몇 번 있지만 상장 이래 현재까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는 없었다. 2022연도 순이익 27억달러의 50% 가량인 12억 4500만달러를 배당금 지급에 썼다. 

 

사업은 안정됐고, 이익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 재무상태는 개선되고 있고, 배당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것이 제너럴밀즈의 안정적인 성장에 큰 보탬이 된 듯하다. 앞으로 두드러진 성장세가 예상되는 업종은 아니지만 지난 30년 동안의 총투자수익률이 1300%에 달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안정적인 장기 투자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견실해 보이는 제너럴밀즈에도 시련은 존재한다. 수십년 만에 최악을 기록 중인 물가 환경과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세계적인 통화긴축 속도다. 제너럴밀즈의 영업이익률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영업이익자체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최근 들어 감소세다. 아무리 식품이라고 해도 소비 위축의 여파를 피해 가기는 힘들다.